종로구 청진동 - 만리지화

" 자기 자신만은 속이지 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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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D타워 내부에 입점해있는 장어 다이닝 ' 만리지화 ' 는 썬앳푸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브랜드다. 광화문 직장인들에게 좋은 미팅 장소가 될 법한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고 또 아늑하기까지 한다.

 6코스의 런치, 7코스의 디너 테이스팅 코스와 단품 장어구이 소반, 고기구이 소반으로 안내되는 숯불갈비 소반이 준비되어 있다. 장어구이를 사이드로 구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식사가 입에 맞다면 여러 찬으로 추가구매가 가능하다.
 
 대기하는 동안 준비된 돼지감자차로 속을 달랜다. 6월 7일, 초여름에 방문했지만 따뜻한 차를 제공하는것은 에어컨으로 찬 기운이 감도는 매장에서 속을 덥힐 수  있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고소하기까지. 더 말 할 부분이 없다.
 
 차를 들고 있으면 3가지 장아찌와 파절임, 그리고 생강소스를 준비해주시는데 장어와 곁들이면 좋은 소스라 했지만 생각보다 식사 중간중간 곁들여 먹게 되지 않았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장어 자체가 가진 맛들이 강했고, 입을 환기시킬만한 맛으로 준비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번째 디쉬는 전복 무조림이다. 하지만 전복의 감칠맛 보다는 소고기 육수에서 줄 수 있는 바디감과 오랜시간 우려낸듯 끈적한 질감이었다. 무까지 촉촉하게 베어들었고 감칠맛이 강했지만 코스의 첫 시작이며 식사의 첫 숟갈이었는데 부담이 되는 맛이었다. 오히려 산미를 이용한 가벼운 애피타이저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한다.
 
 두번째 디쉬는 소고기편채로 얇게 저민 안심과 허브샐러드 그리고 파다노 치즈를 뿌렸고, 옆은 바질청양페스토를 곁들임으로 올려주었다. 개인적으로 바질청양 페스토를 맛있게 느꼈고, 두번째 디쉬까지도 간이 무척 세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번 연속 강한 맛을 보다보니 부담이 오게 되고 입을 헹구려 레드와인을 몇 모금 마시게 된다.

 

세번째는 누룩소금 샐러드인데 세상에 샐러드에도 산미가 없다. 누룩소금의 감칠맛은 무척이나 흥미롭지만 만리지화의 음식에서 산을 찾아볼 수 없다. 음식에서 산은 무척이나 중요한데 이번 코스에서는 감칠맛에 초점을 많이 둔 듯 하다.
 
 네번째에서야 만리지화의 얼굴인 장어를 맛 볼 수 있었다. 세가지 소스를 올린 장어구이인데 왼쪽부터 레몬크림치즈 캐비어 바질청양페스토이다. 분명 설명을 숯불에 구워냈다 했는데 전혀 숯불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챠콜그릴에 구워낸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버지들의 음식이 칭찬받는 이유는 주력메뉴 하나만큼은 어머니보다 뛰어나다는것. 만리지화의 주력메뉴인 온면이다. 간장양념으로 구워낸 장어와 넓은 면의 국수인데 감칠맛이 폭발하는게 조화로운 음식이다. 두번 세번 맛보고 싶은 디쉬였다. 비록 육수에 푹 젖은 장어였지만.
 
 마지막 디저트는 생강 판나코타인데 말을아끼고 싶은 맛이다. 판나코타위에 생강으로 맛을 낸 시럽을 올렸다. 생강자체의 아리고 매운맛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지만 달콤한 판타코타와 너무나 대비된다. 조금 약하게 조절하여 킥이 될 정도로만 이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산미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식사였다. 100프로 만족했다 하기에는 힘들었지만 어떤 표현을 하고 싶었는지, 재미있는 식재료들이 어떤 맛을 가지는지에 대해 많은 탐구를 할 수 있었다. 오랜기간 외식업계에서 많은 시도를 해 온 썬앳푸드였기에 이번 도전에도 많은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