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서울

종로구 누하동 - 고치비

Dave.Han 2020. 10. 2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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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떤게 맛좋아마심?"


 서촌.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곳이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틈틈이 보이는 한옥들, 정겨운 시장까지. 모든게 잘 어우러진 느낌이다. 서촌에서 필자가 가야할 곳 두가지를 꼽는다면, 추후에 포스팅할 카페 2막과 이번 포스팅인 '고치비' 이다.

 제주의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준비한 고치비는 대중들이 접근하기에 부담 없는 캐주얼한 느낌의 매장이다. 좁은 키친에서 3명의 셰프가 근무하고 1명의 서버과 홀을 관리한다. 1명의 서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원목 가구들과 간접조명들로 꾸며낸 인테리어는 아늑함을 안겨준다. 6개 남짓한 테이블들이 좁은 간격으로 붙어있지만 앉아서 식사를 즐기는데에 불편함은 없다.

 

고치비라는 이름은 고씨 집안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본인의 성씨를 걸고서 만드는 음식인 만큼. 어느것 하나 흠잡히지 않으려 고심한 흔적이 나타난다.

 

 

 

 

애피타이저로 구성된 제주산 돌문어와 화이트와인 비네거 드레싱.
제주 흑돼지와 몸국을 재해석한 고치비 리조또.
샐러리악 퓨레와 헤이즐넛, 옥돔 스테이크.

 식전빵이 제공되고 사용한 커틀러리는 식사가 시작될 때 새 것으로 바꿔준다. 작은 개인업장에서 이렇게까지 세세한 서비스라니 놀라웠다. 매 음식이 제공될 때 마다 세세한 음식 설명과 조리된 소스가 나타내는 특징, 식사 방법을 부드러운 톤으로 설명해준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옥돔 스테이크 이다. 평소 생선을 즐기는 입맛에 옥돔구이의 맛을 이미 알고있던 터라 어떻게 해석했을지가 궁금했다.

 

 밑에 깔려진 샐러리악(샐러리뿌리) 퓨레는 단맛이 강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쉽게 다가왔다. 옥돔의 고소하고 진득한 맛을 느낄 새도 없이 퓨레의 단맛이 입을 때린다. 혀가 정신을 못차리고 옥돔을 넘기니, 옥돔의 맛을 즐기기 힘들다.

 

 대한민국에서 대중들이 겪이 쉬운 음식들은 아무래도 고치비와 같은 캐주얼한 레스토랑이 아닐까 싶다.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조사에서 1순위가 자영업자라고 나타날 만큼 개인업장들이 물밀듯이 쏟아지고 사라지는 시대에서 대한민국에는 고치비와 같은 레스토랑이 필요하다.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수준이 한층 높아진 음식과 서비스. 분명 대한민국의 외식수준 향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요리사를 가장한 어줍잖은 장사치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이다.

 

 

dave.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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