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연남동 - 아각아각(Agak Agak)
"일단 먹고, 춤은 나중에."
오늘은 연남동이 생각나는 날 이었다. 좁은 골목골목마다 자리한 특색있는 매장들이 꾸며내는 분위기가 아름다운 동네.
오늘 방문할 곳 또한 색깔이 확고한 매장으로 연남동의 분위기를 꾸며내는데 충분한 공을 들인 매장이다.


초록빛의 간판을 발견했다면 제대로 찾은것이니 이제 남은일은 기대하고 즐기는 일이다.
아각아각은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말레이시아 음식을 제공한다.
키친과 서비스 모두 한국인이 아닌 말레이시아인이 운영하고 있으니
매장의 분위기와 음식 모두가 현지느낌이 가득하다.

매장에 들어서면 방문자 기록을 작성하고 열을 체크한 뒤 직원의 안내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도중 매장 입구에 위치한 입간판을 보며 어떤 음식을 즐길지 고민하는것도 큰 재미다.
매장에 들어서기 전 부터 강한 향신료향이 풍기는데, 달콤하면서 매운향이 거부감이 들지 않으며 오히려 기대가 된다.
산도(Acid)있는 향이 도는데, 처음 맡아보는 향이기에 더욱 기대감이 증폭된다.

아각아각의 서비스는 직원들이 한국말에 능통하지 못했기 때문에 프린트된 카드들이 대신해줬다.
식사 방법과 음식의 유래, 맛있게 즐기는 법이 담겨진 카드들이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다.
어쩌면 하도 물어봐서 귀찮아서 그랬겠다 싶다.
매장에서 풍겨나왔던 향신료의 냄새는 음식에서는 거의 지워져있었다.
전체적인 간은 조금씩 셌으며 코코넛 밀크 때문인지 식사의 중간 즈음에 느끼함이 몰려왔다.



그런 식사의 느끼함을 씻어줄 말레이시아 음료들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말레이시아의 밀크커피인 커피 수수 가 독특했다.
커피의 맛과 향은 거의 지워져있고 물 맛만이 느껴지는 이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의 물 양을 잘못 맞춘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한번의 경험도 아까운 맛이다. 다른 음료를 즐겨보길 바란다.)

아각아각에서의 식사는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에서의 신선한 반전을 가져다 줬다.
자영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진부한 음식들로 구성된 그저 그런 매장들이 늘어나고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어디를 가야 할지 고르기 난감한 상황에서 아각아각 같은 선택지가 늘어난다면, 매 식사마다 세계를 여행 할 수 있을 것이다.
dave.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