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서울

강남구 신사동 - 일번지통닭

Dave.Han 2023. 3. 1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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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식인데 치킨이 더 먹고싶다고..? "


 압구정로데오의 노포 중에서 정말 우리네 어렸을 적 치킨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매장이 한 군데 남아있다.

로데오 역 에서 도보로 4분 이내 거리에 있는 '일번지통닭' 이 주인공인데, 매장의 이름은 치킨집 같지만 실제 판매하는 메뉴들은 일반 호프집과 비슷하다. 그 동네마다 있던 잡다한 메뉴를 팔고, 안에서는 등산복과 정장을 입은 아저씨들이 앉은 테이블이 섞여있는 호프집 말이다.

 저녁 아홉시 정도에 도착했는데 매장 간판에 불이 들어와있지 않았다. 정말 맛으로 승부를 보려나 보다 싶은 느낌이 들고 간판의 필체가 믿음을 준다. 매장에 들어서면 테이블부터, 살짝 기름에 절어 끈적이는 듯 미끈한 어두운 회색의 타일이 어딘가 익숙하다.

마른 안주에서부터 닭발, 찌개, 닭볶음탐, 치킨, 계란말이 까지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놓은 듯한 메뉴구성은 같이 방문한 인원들에게 있어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 치킨, 그리고 포스팅 내용 중에서 많이 언급되는 골뱅이쫄면을 주문했다.

 

기본 구성으로 제공되는 양배추 샐러드 부터 반갑다. 케요네즈 샐러드가 아닌 양배추와 배추 채에 케첩만 뿌린 샐러드지만, 이 감성을 찾아보기가 힘든 시대에 살고있기 때문에 감사하다.

 

치킨무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 같았지만 시판 제품에 비해 당도가 훨씬 높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는 소주 한 잔에 무 한 번으로 안주 삼기도 했다.

 

곧 이어 나온 치킨은 ' 우와 ' 하는 탄성을 내지르게 했는데, 약간은 두툼한 튀김옷과 달지 않고 매콤한 양념소스, 떡강정까지 모든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이었다. 

 

 맛 또한 너무 만족스러워서 같이 방문했던 일행들 모두 어떤 프랜차이즈 치킨보다도 맛있다고 박수를 쳤다. 

 

이어 나온 쫄면 또한 맛이 좋았는데, 사장님께서 손맛이 좋은 듯 했다. 하지만 골뱅이 쫄면이라는 이름에 기대는 빼야 할 듯 싶다. 골뱅이를 찾아서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골뱅이가 비싸기는 하다만..

 

 소면보다 쫄면을 이용한게 좋았는데, 쉽게 전분질이 빠져나와 떡이 되고, 불어 식감을 잃는 소면과 달리 쫄면 자체가 탱글한 식감을 잃지 않아 오래두어도 맛을 유지했다.

 

 압구정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마음에 드는 회식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이 곳을 꼽고 싶다.

 작년 늦여름 즈음에 갔었던 소고기 집 보다 마음에 든다고 조용히 말하고 싶었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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